편집인칼럼 노동자 죽건 말건 일자리만 늘리면 된다 ?

관리자 2006.12.11 19:32 조회 수 : 1196



<기고>김완주 도지사 강현욱 전 도지사의 전철을 밟지마라!



전북지역에서 도지사를 해먹는 일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데모께나 한다는 사람들이 모여사는 곳이 바로 도청인 듯싶다. 대체 도청 공무원들은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요즘 김완주 도지사께서 무척 바빠 보인다.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노조 똑바로 세우기(?) 데모하러 다니기까지 한다.

이렇게 바쁜 일정에도 노동자들 다 일하고 있는 시간에 느닷없이 나타나서 “우리 모두 행복하게요”라는 현수막을 들고 대낮에 노조 따라다니기에 여념이 없으시다. 그 시간 있으면 차라리 익산에서 속 타고 있는 양계 농민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살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도지자 관변단체와 함께 데모, 전북에서 도지사를 한다는 것은....

전북에서 도지사를 한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데모꾼으로 변신해야 한다. 전국에서 제일 못사는 동네 전북인지라 핵 폐기장 유치나 새만금 완공만이 대안이라고 온갖 관변단체 당겨서 데모하셨던 강현욱 전 지사와 왜 이렇게 닮아 있는지 모르겠다. 갑자기 강현욱 전 지사가 다시 도지사에 도전한다는 언론 보도 이후 김완주 현 지사는 강현욱 전 지사의 모범을 배울 것이라고 한 기자회견이 생각난다. 강현욱 전 지사의 모범이 바로 관변단체와 함께 데모하러 다니는 것임을 전혀 몰랐다.

노동자들이 죽건 말건 일자리만 늘리면 된다는 사고방식, 아니 현대자동차가 700명 뽑는다고 해서 전북 고용 여건이 나아진다고 생각하는 발상 -물론 안 뽑는 것보다는 낫다- 이 너무나 눈물겹다. 도내에 있는 청년들을 하루라도 빨리 취직시켜서 돈 많이 벌게 해주겠다는 지사의 소박한 심정이 너무나도 가상하다. 그런데 이 웃지 못 할 시트콤에는 함정이 있다.

이런 관제데모를 안한다고 해서 모자라는 인력을 안 뽑을 자본가가 아니다. 그리고 관제데모를 죽도록 한다고 해서 고용의 질과 노동자의 건강권을 같이 지켜주는 자본가도 없다. 즉 자본가가 하고 싶으면 하고 안하고 싶으면 안하는 세상이다. 이를테면 고용의 질 좋게 해서 한 7만 명 정도를 뽑아야 한다고 할 때 필요하다면 자본가는 어떤 대가를 치루더라도 분명히 그렇게 한다는 얘기다.

1년전 대형마트 일자리 채용 97% 약속, 어떤 내용이였을까?

1년 전 김완주 지사가 전주시장으로 있을 때 일이다. 까르프라는 대형마트를 짓고 사람을 채용한 일이 있었다. 김완주 전주시장은 97%를 전주 사람으로 채용하기로 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을 했다. 채용박람회도 전주시청에서 개최한 바 있다.

그런데 97%의 전주시민은 모두 비정규직으로 채용된다는 사실을 숨기고, 오직 까르프에서 사람을 채용하기로 했다는 것만 나온 것이다. 사람들은 모두 자기가 정규직인 줄 알고 면접보고 난리가 났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97% 채용자 중에 100%가 비정규직으로 채용된다는 사실을 면접을 보면서도 모르고 있었고, 나중에 노동단체에서 채용박람회 장소에 찾아가 공무원에게 문제제기를 하니 그때서야 전주 사람들이 자신이 비정규직으로 채용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설사 비정규직도 좋다 치더라도 전주에 대형 마트가 생기는 데 전주 사람을 채용하지 서울에 있는 사람들을 채용해서 전주로 이사하도록 하는 건 뭔가? 그런데도 마치 전주 사람들을 다 채용하는 것처럼 선전하고 노동계에서 비판하니 슬그머니 자신은 빠져 버리는 영민함마저 보여준 사람이 바로 김완주 전 전주 시장이었다.

그렇다면 전주시장은 무엇을 주안점에 두고 정책을 만들어야 했을까? 그것은 바로 좋은 일자리 창출이다. 어차피 채용될 노동자들이라면 까르프와 만나 우리 전주 사람들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좋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기업 윤리를 강화해 주십시오라고 해야 했다. 그런데 내가 일자리 다 만들었으니 나에게 고마워해달라고만 한 것이다.

결국 까르프에 취직한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필자 기억으로는 8명의 정규직을 채용했는데 그나마 까르프 정규직이 아니라 까르프와 하도급 계약을 한 인력관리 위탁업체 관리직으로 채용했다- 고통스러운 하루하루를 보내야 했다. 개점을 앞두고 벌어지는 연장근로, 그리고 이후 각종 근기법 위반, 노조 결성을 할 경우 계약 해지 협박 등등, 필자가 민주노총전북본부에서 일할 때 까르프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에게 받았던 상담 내용들이다. 이것이 김완주 전 전주시장이 만들어 준 일자리의 고통이다.

김완주 지사, 200일째 도청 청소노동자 복직 조속히 해결해야

그런데 이제 도지사가 된 김완주는 전북에서 도지사를 해먹고 산다는 자존심을 위해 현대자동차노조 때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필자는 날씨도 추운 날만 골라 데모하고 계시는 김완주 지사님의 행복한(?) 표정이 과연 우리 전북 모두가 행복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완주 지사는 왜 데모하고 있는가? 노조는 노동자 건강을 지키기 위해 싸운다고 하자!! 그러면 김완주 지사는 무엇을 위해 싸우고 있는가? 700명 고용을 위해 싸우고 있는가? 어디를 상대로 싸우고 있는가? 노동조합을 상대로 싸우고 있는가? 이들도 결국 우리 도민이다. 그리고 더 재밌는 것은 김완주 지사는 고용해라 마라 할 처지가 못 된다. 왜냐하면 현재 도청 청소미화노동자들이 줄줄이 해고돼서 몇 달째 투쟁 중이다. 자기 식구 하나도 제대로 고용을 보장하지 못하면서 어디서 감 놔라 배 놔라하는 지 모르겠다.

필자가 생각할 때 도지사의 역할은 우리 도에서 분쟁이 발생하고, 이런 분쟁으로 인해 서로의 갈등이 생겼을 때, 그 곳에 찾아가서 서로의 의견을 들어보고, 서로를 설득해 보고, 토론해 보는 자세 그리고 대안을 찾아가는 자세가 아닐까? 우리 지역의 도지사들은 하나같이 관제데모하기에 바쁘다. 그냥 질러보고 보는 것이다. 필자는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노동자들의 건강권에서 비롯된 사태가 본질이지만 이보다 도지사가 그렇게 할 일이 없는지가 더 궁금했다.

도청 공무원들은 또 그 비싼 월급 받아서 집회 계획서나 짜고 있으니 월급도 아깝고, 데모하는 비용도 아깝고, 현수막 제작비도 아깝고, 초도 아깝고, 인쇄비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데 들어갈 세금 있으면 차라리 공무원 한 명 더 뽑아 대시민 봉사를 강화하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한다. 또 하나 걱정스러운 것은 우리같이 맨 날 데모하는 사람들이 정리해고 되지 않을까 싶다. 왜냐고? 똑똑한 도청 공무원들이 집회 계획서 다 짜고 있는데 우리가 할 일이 있겠는가? 허나 도청 공무원들에게도 부탁 한 가지 하고 싶다.

“제발 집회 계획 그렇게 좀 짜지 마라. 요즘 우리도 집회 맨 날 똑같다고 조합원들에게 비판 받는데 똑똑한 공무원들이 뭔가 다른 걸 보여 줘야 우리도 좀 써먹을 것 아닌가? 어떻게 노동자 농민 시민 사회운동 집회를 그대로 재연하려 하는가?”

아무튼 현대자동차가 700명의 노동자들을 새로 뽑는 것은 분명하다. 자본가의 요구이기 때문에 결국 그렇게 될 것이다. 그러나 좀 늦어질 뿐이다. 바라건데 김완주 지사도 기다리는 미학을 좀 배워보는 것과 전북 민생의 안정과 도민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좀 근본적인 고민속에 도청 해고 노동자들의 문제부터 조속히 해결할 것을 간곡히 청해 본다.




2006-12-07 09:44:21   이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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