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사회주의노동자연합(준)과 전국노동자정치협의회의 노동자의힘 비판에 대하여
     - 노동자계급정당 건설을 위한 ‘계급적 좌파’ 진영 사이의 논의 진전을 위해 -

최근 ‘사노련(준)’과 ‘노정협’이 노동자의힘에 대하여, 그리고 노동자의힘이 제안하고 주장하고 있는 노동자계급정당 건설 문제에 대하여 답변의 일단을 표현했다. ‘사노련(준)’과 ‘노정협’이 우리에 대한 비판에서 공통적으로 표출되고 있는 것은 노동자의힘을 ‘중도주의’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이러한 비판과 규정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우리는 지난 과정에서 이들의 이러한 판단과 입장에 대해 직접적인 대응을 하지 않았다. 이것이 결코 바람직한 행위였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 당시로서는 그들과의 직접적인 접점을 형성해야 하는 주, 객관적 필요성이 충분히 성숙되어 있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다르다. 그들의 판단과 입장이 단지 일반적인 차원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비록 습관적인 행위가 전혀 없다고는 보지 않지만, 우리의 노동자계급정당 건설 제안에 대한 직접적인 답변이라는 맥락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여전히 그들과도 노동자계급정당 건설 문제를 논의하려는 의지와 생각을 갖고 있다. 따라서 비록 주관적인 판단일 수 있지만 그들의 비판을 우리의 입장에서는 진전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즉 그들의 답변을 당 건설을 위한 어렵고 힘든 매개나 과정의 일환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사노련(준)’과 ‘노정협’이 우리를 ‘중도주의’로 규정하고 있는 것에 대하여 우리는 우리 자신을 역사와 대중의 거울 앞에 비춰볼 용의가 있다. 그것은 그들의 규정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와 무관하게라도 자신에 대해 엄격해야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렇다하더라도 최소한의 답변은 불가피하다.
‘사노련(준)’과 ‘노정협’이 우리를 ‘중도주의’로 규정할 때, 그것은 노동자의힘이 모종의 개량주의와 또 모종의 혁명주의의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들의 규정에 의하더라도 우리가 개량주의 자체는 아니다. 문제는 혁명주의다. 우리는 혁명주의를 독점하고픈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다만 혁명주의가 지금보다는 더 넓고 강하게 번져 나가야 한다는 것만은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가능하게 할 수 있을 것인가를 놓고 고심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는 ‘계급적 좌파’ 진영 전체가 그러해야 한다고 본다. 혁명주의를 선점하는 것은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단지 선점하는 것 자체에만 신경 쓴다면 그것은 정말 아무 것도 아니다.
우리는 ‘반자본주의 정치변혁’을 이끌 ‘노동자계급정당’ 건설을 지금 당장의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과제로 상정하는가, 아닌가를 기준으로 현 시기 혁명주의자인가 아닌가를 판단하고 있다. 또한 우리는 노동자계급정당과 혁명정당과의 사이에 만리장성을 쌓거나 그 둘을 전혀 별개의 것으로 범주화하는 것에 대해서도 커다란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 뿐만 아니라 온갖 논리를 동원해, 그것도 생생한 지금의 언어가 아닌, 스스로의 연구와 실천을 통해 얻어진 자신의 언어가 아닌, 빌려온 언어나 심지어 죽은 언어를 붙잡고, ‘혁명주의’를 드넓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게 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좁은 공간으로 몰아가고 있는 행위에 대해서도 양보할 의사는 한 점도 없다.
우리는 이미 지난 과정을 돌아보고 역사와 대중 앞에 떳떳이 서고자 하는 구체적 행위를 지금 실천에 옮기고자 하고 있다. 우리는 오직 ‘반자본주의 정치변혁’을 이끌 ‘노동자계급정당’ 건설 과정 속에서 우리가 지난 시기 미치지 못했던 문제들을 극복하고자 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의 이러한 기준과 잣대를 ‘계급적 좌파’ 진영을 향해서도 똑 같이 적용하고자 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들을 적극적으로 취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그런 만큼 우리는 우리가 갖고 있는 모든 자산을 최대한 ‘계급적 좌파’ 진영 전체의 힘이 되도록 하게 할 것이며, ‘계급적 좌파’ 진영이 안고 있는 문제를 전적으로 우리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노동자의힘은 노동자계급정당 건설이 어떤 원칙과 기준 아래 어떤 경로를 밟아 이루어져야 하는가에 대해 조만간 구체적으로 제안하고 제시할 것이다. 다만 여기서 ‘사노련(준)’이 제기하고 있는 강령 문제나, ‘노정협’이 말하고 있는 바로 그 강령의 공백을 문제 삼아 우리의 당 건설 제안을 ‘과정으로서의 당 건설론’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에 대해 미리 말해 두겠다. 우리는 ‘반자본주의 정치변혁’을 이끌 ‘노동자계급정당’ 건설을 전제할 때 강령 논의가 비로소 현실성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렇지 않고 서로가 지난 과정을 들추고 나오거나 강령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진지한 태도라고 보지 않는다.
우리는 최종 결론이 결과적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지만, 적어도 ‘노동자계급정당’ 건설을 전제하지 않고는 ‘정파’ 운동의 나쁜 잔재를 떨쳐내기 어려우며, 그럴 경우 죽은 노동이 산 노동을 규정하는 꼴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우리는 산 노동을 통해 죽은 노동을 되살리고 복원하며, 버릴 것과 취할 것을 가려내야 한다고 본다. 아마도 매우 어렵고 힘든 매개와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그것도 ‘노동자계급정당’ 건설을 진지하게 전제할 때에 그렇다. 그 마저도 성립되지 않은 채로는 ‘논쟁을 위한 논쟁’ 또는 ‘논쟁을 빗댄 비난’ 상태를 크게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노동자의힘은 적어도 민주노동당 출범 이래 현실적으로 민주노동당에 대당하는 ‘계급적 좌파’ 진영의 정치적 대표 역할을 객관적으로 담당하고 감당해왔다. ‘계급적 좌파’ 진영의 ‘정파’들도 이러한 구도가 흔쾌했을 리는 없다. 더구나 그들 입장에서 노동자의힘이 하나의 ‘정파’를 넘어 노동자계급 운동의 정치적 전망을 충분히 열어나가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얼마든지 비판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최소한 그러한 가능하고 정당한 비판을 넘어 ‘노동자계급정당’ 건설 제안 자체를 왜곡하거나, 나아가 경계를 쌓고자 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
사실 ‘계급적 좌파’ 진영 전체가 모인다고 해도 전체 계급세력 관계에서 볼 때 여전히 극소수에 불과하며, 심지어 민주노동당 잔류 세력이나 ‘신당추진세력’과 견주어보더라도 아직은 대중적 영향력을 장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물론 우리는 단지 수를 절대화하거나 무원칙한 결합을 주장할 생각은 전혀 없다. 우리는 일관되게 ‘정치적 재조직화’를 통한, 그리고 건설하고자 하는 ‘노동자계급정당’의 강령과 규약에 동의하는 세력들의 새로운 결집을 주장해 왔다.
예상컨대 지금까지만 놓고 보면 ‘계급적 좌파’ 진영 전체가 아닌 부분의 결집이 될 가능성이 더 높을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러한 ‘정치적 재조직화’ 과정을 얼마나 진지하고 엄밀하게 거칠 것인가의 문제이며, 그에 비례해서만 ‘선진노동자’에 대한 정치적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지금 ‘계급적 좌파’ 진영이 ‘선진노동자’에게 설득력을 갖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 하나는 ‘계급적 좌파’ 진영이 실제로 ‘노동자계급정당’을 현실화시켜 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고, 이를 위한 한 부분이 ‘결집’을 이루어 내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바로 그 ‘노동자계급정당’이 들고 나올 강령과 규약, 정치활동에서의 원칙과 구체적 방안이 어떤 것인가를 제시해야 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건널 수 있을 때만이 바로 ‘선진노동자’ 층이 안으로 담을 쌓지 않고 대중의 바다에서 맘껏 활동할 수 있게 된다. ‘계급적 좌파’ 운동이 지금 시기에 해야 하는 역할과 임무가 바로 이것이다.

노동자의힘은 ‘노동자계급정당’ 건설 과정이 결코 순조롭고 순탄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도 않지만, 결코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고는 더욱 생각하고 있지 않다. 노동자의힘은 역사와 대중 앞에 맨몸으로 채찍당할 각오를 하고 있다. ‘계급적 좌파’ 진영은 노동자의힘을 딛고 앞으로 나갈 태세를 갖추어야 한다. 우리는 기꺼이 그를 받아들일 것이며 그러한 임무를 최대한 감당해 나갈 것이다. 우리가 바라보고 있는 것은 오직 ‘반자본주의 정치변혁’이다. 한 가지 소박한 바람과 기대가 있다면 ‘계급적 좌파’ 진영 누구나 그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한번 ‘계급적 좌파’ 진영이 노동자계급정당 건설을 당면의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과제로 상정하는 정치적 결단을 할 것을 촉구한다.

2008.02.20.
노동자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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