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러스틴]"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본 불황"

바이 2008.10.22 14:37 조회 수 : 697

by 이매뉴얼 월러스틴



불황은 시작되었다. 저널리스트들은 우리가 경기침체 국면에 들어섰는지 여부를 경제학자들에게 수줍게 질문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절대 믿지 마라. 이미 거의 모든 곳에서 증가하는 실업과 더불어 거대한 전세계적 불황이 시작되었다. 그것은 평범한 사람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며 고전적으로 예정된 디플레이션의 형태를 취할 수도 있다. 또는, 가능성은 더 적지만, 단지 가치가 떨어지고 사람들을 더욱 악화시키는 또 다른 방식인 치솟는 인플레이션의 형식을 취할 수도 있다.



물론 모든 이들은 이러한 불황을 야기한 것이 무어냐고 묻고 있다. 그것은 다양한데, 버핏이 부른 것처럼 "대량파괴의 금융적 무기"인가? 아니면 서브프라임 모기지 때문인가? 그도 아니면 석유 투기꾼들? 이는 상대를 비난하는 게임에 해당할 뿐 실제로 중요하지도 않다. 이것은 브로델이 말 한 것처럼 단기 사건들에서 티끌을 모아논 것에 불과하다. 우리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고자 한다면,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더 나아가 두 개의 서로 다른 세속적 힘들(temporalities)을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하나는 역사적으로 50-60년 정도 지속하는 콘드라티예프 순환이고, 다른 하나는 그보다 더 긴 헤게모니 순환이다.



헤게모니 순환과 관련해서, 미국은 1873년에 부상하는 헤게모니의 경쟁자였고, 1945년에 완전한 헤게모니 지배를 획득했다. 그리고 1970년대 이후로 서서히 하강하고 있는 중이다. 조지. W. 부시의 바보짓은 그것을 촉진하면서 느린 하강으로 변환시켜왔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미국 헤게모니의 환영을 지나치고 있다. 우리는 순리상 발생하는 다극의 세계에 진입했다. 미국은 강한 힘을 보유하고 있고, 아마도 여전히 강하겠지만, 다가올 10년 내에 다른 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하락을 지속할 것이다. 누군가 이것을 변화시키려고 한다면 글쎄, 별로 신통치는 않을 것이다.



콘드라티예프 순환은 다른 시점을 가진다. 1954년에 세계는 콘드라티예프 B-국면로부터 벗어나면서 근대 세계체제의 역사에서 가장 강력한 A-국면의 상승을 가졌다. 그것은 대략 1967-73년에 최고조에 달하고 난 뒤 하강을 시작했다. 이러한 B-국면은 이전의 B-국면에 비해 더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고 우리는 여전히 그 속에 살고 있다. 콘드라티예프 B-국면의 특징은 잘 알려져 있으며 1970년대 이후 세계경제가 경험해왔던 것과 일치한다. 생산적 활동에서 이윤율이 하락하고, 특히 가장 수익이 많은 생산 유형에서 더 그랬다. 결과적으로, 실제 고수익을 원하는 자본가들은 기본적으로 투기와 결합하면서 금융 부문으로 전환한다. 수익의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생산적 활동들은 보다 낮은 인건비를 위해 거래비용을 낮춤으로써 세계경제의 핵심영역에서 다른 부문들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이것이 바로 디트로이트와 에센, 나고야 등에서 직업이 사라지게됐고 공장들이 중국과 인도, 브라질 등지로 확장되어갔던 이유이다.



투기적 거품들에 관한 한, 일부 사람들은 언제나 많은 돈을 벌어 들인다. 하지만 투기적 거품들은 언제나 터져버리는데, 단지 빠르냐 늦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만약 누군가 왜 콘드라티예프 B-국면이 장기간 지속되는가라고 묻는다면, 그것은 세계경제를 떠받치기 위해 몇몇 권력기관들--미국 재무부, 연준, IMF, 그리고 서유럽과 일본의 협력자들--이 정기적이고 영향력있게 시장에 개입--1987년(주식지장 붕괴), 1989년(저축대부조합 붕괴), 1997년(동아시아 경제위기), 1998년(롱텀캐피탈 매니지먼트의 실패), 2001-2002년(엔론 사태)--하기 때문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들은 과거 콘드라티예프 B-국면의 교훈을 배웠고 권력을 통해 체제를 길들일 수 있다고 여겼다. 하지만 여기에서 작동하는 고유한 한계가 존재한다. 그리고 우리는 핸리 폴슨과 벤 버냉키가 충격과 원통함을 배우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바로 지금 그곳에 다다르고 있는 중이다. 이 시기는, 최악으로 전환하는 것이 쉽진 않겠지만, 그리 불가능한 일은 또한 아닐 것이다.



과거에, 일단 불황이 대혼란을 초래하고 나서 세계경제는 잠시 유사-독점화되어질 수 있었던 혁신들의 기반 위에서 다시금 회복을 되찾았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주식시장이 다시 상승할 거라고 말할 때, 이것이야말로 과거와 마찬가지로 지금의 시기, 즉 무엇보다 손실이 전세계 사람들에게 행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앞으로 발생하리라고 예상하는 바로 그것이다. 어쩌면 그것은 몇 년 내에 일어날 수도 있다.



하지만 근 500 년동안 자본주의 체계를 유지해왔던 이런 적절한 순환적 패턴에 개입할 수도 있는 새로운 무언가가 존재한다. 구조적 경향이 순환적 패턴에 간섭할 것이다. 세계체제로서의 자본주의에 기본적인 구조적 특징들은 위로 상승하는 균형점들의 차트에서 이끌려질 수 있는 특정 법칙들에 의해 작동된다. 모든 체제의 구조적 균형에서처럼, 문제는 시간이 경과하면서 곡선이 균형점으로부터 멀어지는 경향이 있고 그것들을 균형점으로 되돌리는 것이 불가능하게 된다는 것이다.



무엇이 그 체계를 균형점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드는가?  간략히 말해서, 그것은 500년 이상 자본주의 생산의 세가지 기초 비용들--인건비, 투입량, 과세--이 판매가의 가능한 비율만큼이나 서서히 상승해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늘날 그것들은 언제나 중대한 자본축적의 토대가 되어왔던 유사-독점화된 생산으로부터 막대한 이윤의 창출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자본주의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너무나 잘 했기 때문에 마침내 미래의 축적 기반을 스스로 훼손하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지점에 이르게 되었을 때 발생하는 것은 바로 체계가 (복잡성 이론의 언어로 말하자면) 두 개로 갈라지게 되는 것이다. 즉각적인 결과는 우리의 세계체제가 일순간 경험하고 난 뒤 아마도 이후 20-50년 간 지속될 엄청난 혼란의 소용돌이다. 모든 이들이 즉각적으로 자신에게 있어 최선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각각의 방향으로 내몰리게 되면, 새로운 질서는 두 가지 대안중에서 하나를, 그것도 대단히 다른 경로를 따라 혼돈 속에서 출현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현재의 체계가 생존할 수 없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것은 어떤 새로운 질서가 그것을 대체하기 위해 선택되어질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무한한 개인적 압력들의 결과로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만간, 새로운 체계는 작동될 것이다. 이것은 자본주의 체계는 아니겠지만, 그보다 훨씬 더 악화될 수도(심지어 양극화되고 위계화된) 아니면 훨씬 더 좋아질 수도(상대적으로 민주적이고 평등한) 수도 있다. 새로운 체계의 선택은 우리 시대의 전세계적으로 거대한 정치 투쟁이 된다.



우리의 즉각적 단기와 중기의 전망에 대해 보자면, 무엇이 일어날 지는 분명하다. 세계는 보호주의(이른바 세계화에 대해선 잊어버린 채)로 이동하게 될 것이다. 정부는 생산에 보다 큰 직접적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심지어 미국과 영국은 부분적으로나마 은행들을 국유화하고 거대 기업들을 도산시키고 있는 중이다. 세계는 포퓰리즘적 정부하의 재분배 정책으로 향할 것이다. 그것은 중도 좌파적 사회민주의의 형태거나 보다 우익적인 권위주의 형태가 될 것이다. 그리고 마치 모든 이들이 보다 작은 파이를 두고 경쟁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국가 간 날카로운 사회적 투쟁을 이동하게 될 것이다. 단기적 전망 하에서, 이는 대체로 유쾌한 상황은 아니다.



2008년 10월 15일자, 논평[페르낭 브로델 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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