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불법파업시 대체인력 투입…삼성전자,현대車 등 국가기반시설 지정

[쿠키뉴스 2007-01-30 21:49]    





[쿠키 사회]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자동차·반도체 등 국민경제에 영향이 큰 민간기업의 사업장이 국가기반시설 지정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기반시설이 노동조합의 불법파업으로 마비될 경우 자동적으로 대체인력을 투입하는 등 정부가 직접 파업을 관리할 수 있게 되는 상황이 발생해 노동계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30일 행정자치부가 작성한 국가기반시설 지정(예시)안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공익사업장으로 보기 힘든 민간기업 29곳이 국가기반시설로 포함됐다.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현재 이들 민간기업 외에도 종합병원 286곳 등 에너지,정보·통신,금융,등의 분야에서 모두 896곳을 국가기반시설로 지정,주무부처별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재난 유형별 매뉴얼을 작성하는 것으로 돼 있다.

지난해 노동관계법이 개정되면서 2008년부터 필수공익사업장에서 파업이 일어났을 때 파업참가인원의 50%까지 대체인력을 투입할 수 있는 규정이 마련됐다. 그러나 불법파업 등에 대비해 대체인력을 사전에 지정,양성하고 유사시 동원할 수 있도록 명문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행자부는 밝혔다.

행자부 관계자는 "불법파업으로 국가기반시설이 마비될 우려가 있을 때 대체인력과 장비를 동원할 수 있도록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이 최근 개정됐다"며 "법이 발효되는 7월 말쯤 시행령을 만들고 국가기반시설 리스트를 최종 확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개정 기본법은 35조2항에 '재난관리책임기관의 장은 국가기반체계 마비시 응급조치에 일시 사용할 인력·장비를 지정관리할 수 있다'는 조문을 신설,국가기반시설로 지정된 곳에 노동자의 불법파업 등에 대비해 유사시 대체인력을 투입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게 하는 게 골자다.

하지만 군수품 등 전략물자를 생산하는 방위산업체가 아닌 민간기업이 국가기반시설로 지정되면 대체인력 투입을 둘러싸고 노조와 사용자간에 마찰이 우려된다. 불법파업 여부를 명확하게 가리기 힘든 데다 대체인력 투입으로 파업효과가 그 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재계는 최근 현대자동차 파업과 포항 건설노조 파업 등으로 큰 피해를 입은 재계는 불법파업에 따른 사회적인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입장에서 반기고 있다.

행자부 관계자는 "노동관련법이 우선 적용되며 대체인력은 사업주의 결정에 따라 불법파업 때만 투입되는 것임으로 근로자의 단체행동권을 제약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황일송 기자 il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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