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은 진보정치를 추락시켰다"
[기고]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의 타락한 ‘진보정치’ 비판
서하(새여정) / 2007년01월02일 0시34분
06년은 자본가계급과 계속된 계급투쟁에서 노동자 민중운동이 단 한 차례도 이겨보지 못한 한 해로 기록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자본가계급은 끊임없는 도발로 노동자 민중을 착취하고 목줄을 죄어왔다. 한미FTA 반대투쟁, 평택미군기지이전 반대투쟁, 새만금 반대투쟁, 포항건설노동자대투쟁, 전교조 공교육강화 투쟁, 공무원노조투쟁, 비정규악법-로드맵 폐기 투쟁이 지속되었으나 노동계급과 민중들은 투쟁에서 승리하지 못했으며 패배하였다.
노무현정권과 여야 보수정당들은 비정규악법과 로드맵을 통과시키고 산재악법을 도모하고 있으며 국민연금, 공무원연금을 개악하거나 계획하고 있다. 사실상 모든 것이 자본의 뜻대로 되었다. 내년 한해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또 얼마나 많은 정치적 희롱과 신자유주의 자본의 공격이 노동자 민중을 향해 쏟아질 것인가. 과연 노동자 민중에게 희망은 있는 것인가.
한치 앞도 가늠하기 어려운 이때에 자본가계급과 타협하고 이러한 타협을 노동자계급과 민중들에게 강요한 민주노동당의 타락한 ‘진보정치’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노동당은 자신들이 노동자와 민중의 정당이라고 틈만 나면 주장하고 있지만 아쉽게도 06년 12월만 보면 그러한 주장이 얼마나 비현실적이고 염치없는 주장인지 누구나 알 수 있게 되었다.
지난 12월22일 9.11 (한국노총이 주도한) 노사정 야합에 의해 탄생한 노사관계 로드맵 법안이 좀 완화된 수준으로 여야 보수정당들에 의해 국회에서 통과 되었다. 민주노동당이 국회 의사일정을 보수정당들의 뜻대로 수용하고 법안소위 점거를 풀면서부터 노사관계 로드맵 법안은 기정사실로 되었다. 일련의 사건들은 비록 민주노동당이 국회에서 비록 이 법안에 대해 반대하였다고는 하나 격렬히 투쟁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법사위 노회찬 의원의 ‘나는 나’ 발언에 비추어 보건데 이미 민주노동당의 일부(?) 또는 다수의 국회의원들이 열린우리당의 로드맵 수정안을 받아들이기로 협의하지 않았나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9.11 야합에 분노한 노동자들이 한국노총을 점거하고 한국노총 해체를 주장하다 그 일로 법정구속까지 된 마당에, 민주노동당은 바로 그 악법을 열린우리당, 한나라당과 함께 국회 의사 일정을 존중하며 협의 하에 처리해 줘버린 것이다. 아무리 민주노동당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은 법안에 반대하였다고 강변할 지라도, 법안소위 점거를 풀고 국회 의사 일정에 합의해 주고 보수정당들과 함께 표결에 참가한 것은 들러리 이상 무엇이겠는가.
결과적으로 여야 보수정당들과 로드맵 법안을 합의처리 한 것이라는 사실을 덮어주진 못한다. 더 이상의 변명은 오히려 노동자 민중을 기만하는 것이다. 한술 더 떠서 민주노동당 국회의원과 지도부들은 내년 대통령선거에 누가 나올 것인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부르주아 언론에 앞 다투어 얼굴을 내밀고 있다.
민노당의 행위는 자본가계급의 공격에 대한 노동계급 내부(일부 분파)의 굴종이며 노동자 민중에 대한 노골적인 배신행위였다.
12월8일 이후 민노당의 노동계급을 기만한 파렴치한 정치행태가 일부 진보언론과 노동단체 게시판에 폭로되었다. 그 내용은 가히 놀랄만한 일인데 로드맵의 국회통과가 여야 보수정당의 날치기에 의한 것이 아니라 민주노동당의 협의(묵인) 아래 사실상의 만장일치로 자본가계급에 압도적으로 유리한 노동악법이 통과되었다는 것이다.
노사관계로드맵이 무엇인가. 복수노조금지, 대체근로 허용, 필수공익사업장 확대, 해고요건 완화, 바로 자본의 자본에 의한 자본을 위한 노동자 억압법인 것이다. 복수노조란 노동자계급에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미 오래전에 민주노총이 노동자들에 대한 정리해고의 자유를 자본에 팔아넘기면서까지 얻어 내고자 했던 노동자계급의 단결의 자유가 아니던가. 노동자계급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복수노조 조항이 유예된 채로, 민주노동당 국회의원들이 아무런 제재도 하지 않는 가운데 여야 보수정당들에 의해 통과 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누구를 탓하겠는가. 자본가계급의 앞잡이들인 한국노총이 노동자 민중운동 전체를 비웃고 있을 것이다. 이는 “다음날 민주노총이 발행하는 신문인 주간 <노동과 세계>는 11일자 헤드라인에서 '날치기'라는 단어를 빼기로 했다. 민주노동당이 참여한, 혹은 사실상 '합의처리'한 로드맵 관련법안을 '날치기'로 몰아붙이는 것이 힘들었기 때문이다.”라는 한 언론의 보도에서도 확인되었다.
민주노동당은 스스로 자임한 진보정치를 추락시켰다.
민주노동당 의원단은 8일 기자회견을 통해 "참으로 잔인하고 참담"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민주노동당은 그동안 노사관계 로드맵의 저지와 노사관계를 민주화시키는 진정한 로드맵을 관철하기 위해 의원 전원이 총력을 기울였으나 안타깝게도 힘의 정치, 수의 정치를 넘어서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악법을 저지하지 못한데 대해 노동형제들에게 고개 숙여 사죄를 올린다"며 "국회가 악법을 선진화라는 미명하에 처리한 것은 노동자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모욕"이라 규정했다.
하지만 이러한 반성이 전혀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민노당을 제외하면 이제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 되었다. 더구나 민노당은 끝까지 자신들이 힘이 없어서, 즉 국회의원 수가 적어서 실패하였다고 뻔뻔하게 변명을 늘어놓았다. 민노당은 열린우리당 으로부터 받은 로드맵 수정안에 대한 판단을 민주노총에 미룸으로써 자신의 정치적 책임과 의무를 이미 방기하였다.
이를 혹시 (계급 대중의) 민주주의 때문이라고 호도할 수도 있기 때문에 굳이 사족을 달자면 로드맵 폐기라는 역사적과제, 정치적인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계급대중의 비판과 질책이 두려워 뒤로 숨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어떻게 계급대중의 민주주의와 관계가 있단 말인가. 노동자 민중의 정당, 진보정치를 표방하는 민주노동당이 자본가계급의 전위부대인 열린우리당의 (말장난으로 가득한) 수정안 제의를 단호하게 거부하지 않고 시간을 끌면서 수용여부 결정을 민주노총에 넘기고, 따라서 차후에 발생할 결과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한 행위들은 노동자들이 보수정당들을 통해 수없이 목격한 부르주아적인 정치공작이며 타락한 진보정치의 말로에 다름 아니다. 이게 노동자 민중의 의사를 대변하고 함께 투쟁한다던 ‘진보정당’에서 할 짓인가. 노동자 민중의 삶과 희망을 나락으로 떨어뜨릴 비정규악법과 노사관계 로드맵 법안을 여야 보수정당과 협의하여 버젓이 통과시켜 주고서도 민노당과 국회의원들은 현재까지도 아무런 말이 없고 진심으로 반성하지 않는다.
누구 한사람 당직을 그만 둔다던가 하다못해 국회의원 배지를 반납하겠다는 ‘공갈’조차 치는 이가 없다. 다만 신문 한 귀퉁이에 그들이 그렇게 욕하고 씹어대던 이상수 노동부장관과 몇몇 의원나리들이 어울려 여기저기 방문한다는 동정기사만이 노동자계급의 분노를 더욱 들끓게 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자신뿐만 아니라 이 땅의 노동자 민중이 수십 년간 투쟁을 통해 지켜온 진보, 좌파, 사회주의, 계급투쟁 같은 소중한 가치들을 송두리 채 내팽개쳐 버렸다.
이제 진보, 좌파, 사회주의, 계급투쟁은 아무 쓸모없고 죽은 개 취급을 당해도 마땅한 것들이 되었다.
열린우리당과 노무현정권이 개혁 장사로 대통령에 당선되고 과반이 넘는 정당으로 승승장구 하며 재미를 보더니 순식간에 노동자 민중을 도탄에 빠뜨려 버렸다. 부동산폭등, 신용불량자-파산자 양산, 비정규직의 놀랄만한 증가, 바다이야기, 공공부문 민영화, 외환은행 몰래 팔아먹기, 전국토의 투기화, 환경파괴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일들이 진보와 개혁의 이름으로 자행되었다.
하지만 오래 가지 않아 망조가 들어 지들끼리도 멱살잡이로 세월을 보내는 지경에 이르렀다. 부자가 망해도 3대는 간다는 데 이놈의 집구석은 3년도 가지 못했다. 하기야 노동자 민중을 절망과 착취의 구렁텅이에 밀어 넣고 어느 놈이 잘될 턱이 있겠는가. 그리고는 마침내 개혁뿐만 아니라 진보까지도 몽땅 쓰레기 처리장에 처박아 넣고 말았다. 노동자 민중운동은 함께 돌팔매를 맞았다.
뒤를 이어 민주노동당이 똑같이 따라 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진보 장사로 재미를 좀 보더니 우쭐해서는 목에 힘주고 대연정부터 노골적으로 정부쪽에 한손 내밀더니 마침내 06년 12월 노사관계 악법을 여야 보수정당과 어울려 처리 해주고 말았다. 노동자 민중을 배신하면 순식간에 열린우리당-노무현과 똑같은 처지에 이르고 만다. 이미 15%에 이르던 지지율은 겨우 5%대에 머물고 있다. 보수정당들과 협잡한 민노당을 과연 그 누가 노동자 민중의 정당이라 할 것이며 민노당의 정치를 진보정치, 노동자 민중의 정치라 하겠는가. 좌파, 사회주의, 계급정치도 같은 처지에 놓일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이미 노동자 민중은 민노당의 진보도, 좌파의 사회주의도, 계급정치도 한 묶음으로 여기고 있다.
계급적으로 타락한 민노당의 배신의 정치를 두고만 볼 것인가.
민노당 정치의 타락은 진보정치의 타락이며 합법정당의 정치활동이 노동자계급의 투쟁에 의지하지 않고 노동계급의 번득이는 계급적 지혜에 의지하지 않을 때 어떻게 변질되는지 잘 보여준다. 계급대중에 의한 민주주의 없는 민주노동당의 정치는 처음부터 잘못 끼운 단추였던 것이다. 하지만 민주노동당의 타락은 현실정치에서 좌파-사회주의 운동세력의 동반 추락을 의미할 수 있다.
계급대중의 눈에 민주노동당이나 좌파-사회주의 세력은 구분이 쉽지 않다. 마치 열린우리당의 배신으로 인해 개혁-진보에 치를 떨 듯이 말이다. 좌파-사회주의 운동세력들이 지금 민노당을 철저하게 비판하고 역사의 경험과 교훈으로 삼아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계급적 민중운동 세력들과 좌파-사회주의자들은 모든 공간에서 민노당을 대체하는 정치세력으로 성장해야 한다. 민노당이 더 이상 자신들을 노동자 민중의 정당으로 호칭하게 해서는 안 된다.
민주노총은 노동자계급 내부의 패배주의-조합주의 세력
민주노총은 이미 기울대로 기울어졌다. 이는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 누가 민주노총을 이끌어도 조합주의와 패배주의에 찌들대로 찌든 민주노총을 한순간에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06년 12월에 민주노총의 일련의 행동들과 그들의 실천에 대해 묵과하거나 그러려니 치부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노동자계급의 생사를 가르는 비정규악법과 로드맵통과에 침묵으로 합의하였고 적들과 타협하였으며 97년에 이어 2006년에도 노동자계급을 팔아넘겼기 때문이다.
그들이 무슨 짓을 하였는가. 한국노총의 9.11야합은 노무현정권의 사회적합의주의 공세에 민주노총 지도부가 ‘사회적 교섭’이라는 이름으로 조응하면서 일어난 필연적 결과물이었다. 민주노총은 11월 15일 경고파업을 시작으로 11월 22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하는 등 모처럼 투쟁의 선두에 서는 듯한 모습을 보였으나 이내 총파업은 지지부진하고 가두투쟁은 적들의 호위 속에서 평화행진으로 변질되었다.
로드맵이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하기 전날 민주노총은 산별대표자회의에서 민주노동당의 요청에 따라 노사관계로드맵 수정안의 수용문제를 다뤘다. 민주노총 집행부는 8일에도 세 차례에 걸쳐 투본대표자회의를 소집하여 수정안을 강요하고, 공공연맹과 상의 없는 필수공익사업장노조 대표자회의를 소집하여 집요하게 수정안의 수용을 종용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열린우리당의 수정안을 받아들이자고 주장했다고 한다. 대체근로 50%를 받아내기 위해 복수노조 금지라는 독소조항을 인정하고 필수공익사업장 확대도 받아들인 것이다. 오로지 자신들 사업장의 직권중재폐지의 실질적인 효과를 위해 노동자계급 전체의 요구사항을 폐기처분 한 것이다.
이런 사고가 어떻게 가능한가. 하지만 민주노총 10년의 역사는 이런 일이 가능하다는 것을 웅변해준다. 96-97년 총파업 이후 민주노총은 조합주의와 관료주의로 대체되었다. 전노협시절 전투적 노동조합주의는 폐기되었고 총파업은 유보되었다. 몇몇 대기업노조에 의지한 총파업은 허울뿐이었으며 형식적이었다. 노동절과 노동자대회는 투쟁을 조직하는 공간이 아니라 민주노총 관료들의 행사장이 되었다. 계급대중은 지쳤으며 조합주의에 기대게 되었다. 패배주의가 확산되었다. 패배주의를 확산시킨 최대의 주범은 양치기소년으로 일컬어지는 민주노총의 관료들, 집행간부들이었다. 아직도 민주노총은 '총파업 중'이다. 하지만 이는 민주노동당의 경우처럼 계급대중의 비판과 질책이 두려워 명분 쌓기에 들어간 것일 뿐 아무것도 아니다. 여태 그래왔듯이 민주노총 위원장의 국회 앞 단식투쟁은 투쟁의 정리를 위한 수순일 뿐이다. 마치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처럼 말이다.
지난 12월22일은 한국 노동자계급에 치욕스러운 날이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투쟁에 나서지 못했다. 민주노총은 오후 3시부터 국회 앞에서 노사관계 로드맵 관련 법안들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규탄하는 집회를 진행했다. 민주노총은 “이제 국회 일정에 쫓아가는 투쟁은 하지 말자”라며 국회 모형을 불태우는 상징의식을 진행하기도 했지만, 집회는 노사관계로드맵 관련 법안이 통과되는 것과 동시에 마무리 되었다.
12월8일 저녁 7시경에 국회 환노위 전체회의에서 여야 보수정당의 수정안이 민노당의 묵인 아래 통과되자 국회 앞에서는 분노한 노동자들이 전경버스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민주노총의 조준호 위원장은 집회를 마무리하면서 ‘쇠파이프 휘두르고 돌 던지는 투쟁 그만하자’고 목청을 높였다.
지난날 민주노총은 9.11야합을 보며 한국노총을 해체하라고 성명을 내놓았다. 복수노조금지조항을 3년간 유예하기로 한 것은 전체 노동자계급에 대한 배신행위이며 자본의 앞잡이 노릇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12.08에 벌어진 일은 무엇인가. 여야 보수정당이 내놓은 수정안에 대한 암묵적인 동의 과정은 무엇이라 말하겠는가. 자본과의 야합인가. 아니면 투항인가. 예전에 한국노총에 했던 그대로의 비판이 민주노총에도 적용된다.
민주노총은 자본가계급, 노무현정권과 열린우리당, 한나라당과 야합했으며 투항했던 것이다. 복수노조금지를 유예해주고 필수공익사업장을 확대하며 대체근로를 허용하고 해고조건을 완화하는 데 동의해 주었다. 그리고는 계급대중의 비판이 두려워 총파업을 ‘선언’하였다. 민주노총의 관료들은 이미 수명이 다한 조합주의다. 하지만 그 목숨이 끈질기기도 하다. 노동계급에 미래가 없고 혁명으로 전진하는 힘이 없으면 조직력이 떨어지고 그 틈을 찾아 조합주의가 기어 나온다.
민주노동당의 타락한 진보정치와 민주노총의 패배주의-조합주의자들에게 단호한 비판과 정치적 단절을 !!
우리는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의 타락한 ‘진보정치’행태를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비판을 머뭇거리고 봐주기를 지속한다면 계급적 민중운동 진영의 계급정치, 혁명의 정치 또한 점차 설자리가 없어질 것이다. 지금도 노무현과 열린 우리당이 노동자 민중의 희망을 송두리째 앗아가고 개혁과 진보가 쓰레기 취급당하고 있는 마당에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마저 그러도록 내버려 둔다면 좌파정치세력의 미래는 물론이거니와 노동자 민중의 미래도 없다. 우리는 전면적인 투쟁을 시작해야 한다.
[기고]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의 타락한 ‘진보정치’ 비판
서하(새여정) / 2007년01월02일 0시34분
06년은 자본가계급과 계속된 계급투쟁에서 노동자 민중운동이 단 한 차례도 이겨보지 못한 한 해로 기록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자본가계급은 끊임없는 도발로 노동자 민중을 착취하고 목줄을 죄어왔다. 한미FTA 반대투쟁, 평택미군기지이전 반대투쟁, 새만금 반대투쟁, 포항건설노동자대투쟁, 전교조 공교육강화 투쟁, 공무원노조투쟁, 비정규악법-로드맵 폐기 투쟁이 지속되었으나 노동계급과 민중들은 투쟁에서 승리하지 못했으며 패배하였다.
노무현정권과 여야 보수정당들은 비정규악법과 로드맵을 통과시키고 산재악법을 도모하고 있으며 국민연금, 공무원연금을 개악하거나 계획하고 있다. 사실상 모든 것이 자본의 뜻대로 되었다. 내년 한해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또 얼마나 많은 정치적 희롱과 신자유주의 자본의 공격이 노동자 민중을 향해 쏟아질 것인가. 과연 노동자 민중에게 희망은 있는 것인가.
한치 앞도 가늠하기 어려운 이때에 자본가계급과 타협하고 이러한 타협을 노동자계급과 민중들에게 강요한 민주노동당의 타락한 ‘진보정치’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노동당은 자신들이 노동자와 민중의 정당이라고 틈만 나면 주장하고 있지만 아쉽게도 06년 12월만 보면 그러한 주장이 얼마나 비현실적이고 염치없는 주장인지 누구나 알 수 있게 되었다.
지난 12월22일 9.11 (한국노총이 주도한) 노사정 야합에 의해 탄생한 노사관계 로드맵 법안이 좀 완화된 수준으로 여야 보수정당들에 의해 국회에서 통과 되었다. 민주노동당이 국회 의사일정을 보수정당들의 뜻대로 수용하고 법안소위 점거를 풀면서부터 노사관계 로드맵 법안은 기정사실로 되었다. 일련의 사건들은 비록 민주노동당이 국회에서 비록 이 법안에 대해 반대하였다고는 하나 격렬히 투쟁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법사위 노회찬 의원의 ‘나는 나’ 발언에 비추어 보건데 이미 민주노동당의 일부(?) 또는 다수의 국회의원들이 열린우리당의 로드맵 수정안을 받아들이기로 협의하지 않았나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9.11 야합에 분노한 노동자들이 한국노총을 점거하고 한국노총 해체를 주장하다 그 일로 법정구속까지 된 마당에, 민주노동당은 바로 그 악법을 열린우리당, 한나라당과 함께 국회 의사 일정을 존중하며 협의 하에 처리해 줘버린 것이다. 아무리 민주노동당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은 법안에 반대하였다고 강변할 지라도, 법안소위 점거를 풀고 국회 의사 일정에 합의해 주고 보수정당들과 함께 표결에 참가한 것은 들러리 이상 무엇이겠는가.
결과적으로 여야 보수정당들과 로드맵 법안을 합의처리 한 것이라는 사실을 덮어주진 못한다. 더 이상의 변명은 오히려 노동자 민중을 기만하는 것이다. 한술 더 떠서 민주노동당 국회의원과 지도부들은 내년 대통령선거에 누가 나올 것인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부르주아 언론에 앞 다투어 얼굴을 내밀고 있다.
민노당의 행위는 자본가계급의 공격에 대한 노동계급 내부(일부 분파)의 굴종이며 노동자 민중에 대한 노골적인 배신행위였다.
12월8일 이후 민노당의 노동계급을 기만한 파렴치한 정치행태가 일부 진보언론과 노동단체 게시판에 폭로되었다. 그 내용은 가히 놀랄만한 일인데 로드맵의 국회통과가 여야 보수정당의 날치기에 의한 것이 아니라 민주노동당의 협의(묵인) 아래 사실상의 만장일치로 자본가계급에 압도적으로 유리한 노동악법이 통과되었다는 것이다.
노사관계로드맵이 무엇인가. 복수노조금지, 대체근로 허용, 필수공익사업장 확대, 해고요건 완화, 바로 자본의 자본에 의한 자본을 위한 노동자 억압법인 것이다. 복수노조란 노동자계급에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미 오래전에 민주노총이 노동자들에 대한 정리해고의 자유를 자본에 팔아넘기면서까지 얻어 내고자 했던 노동자계급의 단결의 자유가 아니던가. 노동자계급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복수노조 조항이 유예된 채로, 민주노동당 국회의원들이 아무런 제재도 하지 않는 가운데 여야 보수정당들에 의해 통과 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누구를 탓하겠는가. 자본가계급의 앞잡이들인 한국노총이 노동자 민중운동 전체를 비웃고 있을 것이다. 이는 “다음날 민주노총이 발행하는 신문인 주간 <노동과 세계>는 11일자 헤드라인에서 '날치기'라는 단어를 빼기로 했다. 민주노동당이 참여한, 혹은 사실상 '합의처리'한 로드맵 관련법안을 '날치기'로 몰아붙이는 것이 힘들었기 때문이다.”라는 한 언론의 보도에서도 확인되었다.
민주노동당은 스스로 자임한 진보정치를 추락시켰다.
민주노동당 의원단은 8일 기자회견을 통해 "참으로 잔인하고 참담"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민주노동당은 그동안 노사관계 로드맵의 저지와 노사관계를 민주화시키는 진정한 로드맵을 관철하기 위해 의원 전원이 총력을 기울였으나 안타깝게도 힘의 정치, 수의 정치를 넘어서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악법을 저지하지 못한데 대해 노동형제들에게 고개 숙여 사죄를 올린다"며 "국회가 악법을 선진화라는 미명하에 처리한 것은 노동자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모욕"이라 규정했다.
하지만 이러한 반성이 전혀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민노당을 제외하면 이제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 되었다. 더구나 민노당은 끝까지 자신들이 힘이 없어서, 즉 국회의원 수가 적어서 실패하였다고 뻔뻔하게 변명을 늘어놓았다. 민노당은 열린우리당 으로부터 받은 로드맵 수정안에 대한 판단을 민주노총에 미룸으로써 자신의 정치적 책임과 의무를 이미 방기하였다.
이를 혹시 (계급 대중의) 민주주의 때문이라고 호도할 수도 있기 때문에 굳이 사족을 달자면 로드맵 폐기라는 역사적과제, 정치적인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계급대중의 비판과 질책이 두려워 뒤로 숨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어떻게 계급대중의 민주주의와 관계가 있단 말인가. 노동자 민중의 정당, 진보정치를 표방하는 민주노동당이 자본가계급의 전위부대인 열린우리당의 (말장난으로 가득한) 수정안 제의를 단호하게 거부하지 않고 시간을 끌면서 수용여부 결정을 민주노총에 넘기고, 따라서 차후에 발생할 결과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한 행위들은 노동자들이 보수정당들을 통해 수없이 목격한 부르주아적인 정치공작이며 타락한 진보정치의 말로에 다름 아니다. 이게 노동자 민중의 의사를 대변하고 함께 투쟁한다던 ‘진보정당’에서 할 짓인가. 노동자 민중의 삶과 희망을 나락으로 떨어뜨릴 비정규악법과 노사관계 로드맵 법안을 여야 보수정당과 협의하여 버젓이 통과시켜 주고서도 민노당과 국회의원들은 현재까지도 아무런 말이 없고 진심으로 반성하지 않는다.
누구 한사람 당직을 그만 둔다던가 하다못해 국회의원 배지를 반납하겠다는 ‘공갈’조차 치는 이가 없다. 다만 신문 한 귀퉁이에 그들이 그렇게 욕하고 씹어대던 이상수 노동부장관과 몇몇 의원나리들이 어울려 여기저기 방문한다는 동정기사만이 노동자계급의 분노를 더욱 들끓게 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자신뿐만 아니라 이 땅의 노동자 민중이 수십 년간 투쟁을 통해 지켜온 진보, 좌파, 사회주의, 계급투쟁 같은 소중한 가치들을 송두리 채 내팽개쳐 버렸다.
이제 진보, 좌파, 사회주의, 계급투쟁은 아무 쓸모없고 죽은 개 취급을 당해도 마땅한 것들이 되었다.
열린우리당과 노무현정권이 개혁 장사로 대통령에 당선되고 과반이 넘는 정당으로 승승장구 하며 재미를 보더니 순식간에 노동자 민중을 도탄에 빠뜨려 버렸다. 부동산폭등, 신용불량자-파산자 양산, 비정규직의 놀랄만한 증가, 바다이야기, 공공부문 민영화, 외환은행 몰래 팔아먹기, 전국토의 투기화, 환경파괴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일들이 진보와 개혁의 이름으로 자행되었다.
하지만 오래 가지 않아 망조가 들어 지들끼리도 멱살잡이로 세월을 보내는 지경에 이르렀다. 부자가 망해도 3대는 간다는 데 이놈의 집구석은 3년도 가지 못했다. 하기야 노동자 민중을 절망과 착취의 구렁텅이에 밀어 넣고 어느 놈이 잘될 턱이 있겠는가. 그리고는 마침내 개혁뿐만 아니라 진보까지도 몽땅 쓰레기 처리장에 처박아 넣고 말았다. 노동자 민중운동은 함께 돌팔매를 맞았다.
뒤를 이어 민주노동당이 똑같이 따라 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진보 장사로 재미를 좀 보더니 우쭐해서는 목에 힘주고 대연정부터 노골적으로 정부쪽에 한손 내밀더니 마침내 06년 12월 노사관계 악법을 여야 보수정당과 어울려 처리 해주고 말았다. 노동자 민중을 배신하면 순식간에 열린우리당-노무현과 똑같은 처지에 이르고 만다. 이미 15%에 이르던 지지율은 겨우 5%대에 머물고 있다. 보수정당들과 협잡한 민노당을 과연 그 누가 노동자 민중의 정당이라 할 것이며 민노당의 정치를 진보정치, 노동자 민중의 정치라 하겠는가. 좌파, 사회주의, 계급정치도 같은 처지에 놓일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이미 노동자 민중은 민노당의 진보도, 좌파의 사회주의도, 계급정치도 한 묶음으로 여기고 있다.
계급적으로 타락한 민노당의 배신의 정치를 두고만 볼 것인가.
민노당 정치의 타락은 진보정치의 타락이며 합법정당의 정치활동이 노동자계급의 투쟁에 의지하지 않고 노동계급의 번득이는 계급적 지혜에 의지하지 않을 때 어떻게 변질되는지 잘 보여준다. 계급대중에 의한 민주주의 없는 민주노동당의 정치는 처음부터 잘못 끼운 단추였던 것이다. 하지만 민주노동당의 타락은 현실정치에서 좌파-사회주의 운동세력의 동반 추락을 의미할 수 있다.
계급대중의 눈에 민주노동당이나 좌파-사회주의 세력은 구분이 쉽지 않다. 마치 열린우리당의 배신으로 인해 개혁-진보에 치를 떨 듯이 말이다. 좌파-사회주의 운동세력들이 지금 민노당을 철저하게 비판하고 역사의 경험과 교훈으로 삼아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계급적 민중운동 세력들과 좌파-사회주의자들은 모든 공간에서 민노당을 대체하는 정치세력으로 성장해야 한다. 민노당이 더 이상 자신들을 노동자 민중의 정당으로 호칭하게 해서는 안 된다.
민주노총은 노동자계급 내부의 패배주의-조합주의 세력
민주노총은 이미 기울대로 기울어졌다. 이는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 누가 민주노총을 이끌어도 조합주의와 패배주의에 찌들대로 찌든 민주노총을 한순간에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06년 12월에 민주노총의 일련의 행동들과 그들의 실천에 대해 묵과하거나 그러려니 치부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노동자계급의 생사를 가르는 비정규악법과 로드맵통과에 침묵으로 합의하였고 적들과 타협하였으며 97년에 이어 2006년에도 노동자계급을 팔아넘겼기 때문이다.
그들이 무슨 짓을 하였는가. 한국노총의 9.11야합은 노무현정권의 사회적합의주의 공세에 민주노총 지도부가 ‘사회적 교섭’이라는 이름으로 조응하면서 일어난 필연적 결과물이었다. 민주노총은 11월 15일 경고파업을 시작으로 11월 22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하는 등 모처럼 투쟁의 선두에 서는 듯한 모습을 보였으나 이내 총파업은 지지부진하고 가두투쟁은 적들의 호위 속에서 평화행진으로 변질되었다.
로드맵이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하기 전날 민주노총은 산별대표자회의에서 민주노동당의 요청에 따라 노사관계로드맵 수정안의 수용문제를 다뤘다. 민주노총 집행부는 8일에도 세 차례에 걸쳐 투본대표자회의를 소집하여 수정안을 강요하고, 공공연맹과 상의 없는 필수공익사업장노조 대표자회의를 소집하여 집요하게 수정안의 수용을 종용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열린우리당의 수정안을 받아들이자고 주장했다고 한다. 대체근로 50%를 받아내기 위해 복수노조 금지라는 독소조항을 인정하고 필수공익사업장 확대도 받아들인 것이다. 오로지 자신들 사업장의 직권중재폐지의 실질적인 효과를 위해 노동자계급 전체의 요구사항을 폐기처분 한 것이다.
이런 사고가 어떻게 가능한가. 하지만 민주노총 10년의 역사는 이런 일이 가능하다는 것을 웅변해준다. 96-97년 총파업 이후 민주노총은 조합주의와 관료주의로 대체되었다. 전노협시절 전투적 노동조합주의는 폐기되었고 총파업은 유보되었다. 몇몇 대기업노조에 의지한 총파업은 허울뿐이었으며 형식적이었다. 노동절과 노동자대회는 투쟁을 조직하는 공간이 아니라 민주노총 관료들의 행사장이 되었다. 계급대중은 지쳤으며 조합주의에 기대게 되었다. 패배주의가 확산되었다. 패배주의를 확산시킨 최대의 주범은 양치기소년으로 일컬어지는 민주노총의 관료들, 집행간부들이었다. 아직도 민주노총은 '총파업 중'이다. 하지만 이는 민주노동당의 경우처럼 계급대중의 비판과 질책이 두려워 명분 쌓기에 들어간 것일 뿐 아무것도 아니다. 여태 그래왔듯이 민주노총 위원장의 국회 앞 단식투쟁은 투쟁의 정리를 위한 수순일 뿐이다. 마치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처럼 말이다.
지난 12월22일은 한국 노동자계급에 치욕스러운 날이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투쟁에 나서지 못했다. 민주노총은 오후 3시부터 국회 앞에서 노사관계 로드맵 관련 법안들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규탄하는 집회를 진행했다. 민주노총은 “이제 국회 일정에 쫓아가는 투쟁은 하지 말자”라며 국회 모형을 불태우는 상징의식을 진행하기도 했지만, 집회는 노사관계로드맵 관련 법안이 통과되는 것과 동시에 마무리 되었다.
12월8일 저녁 7시경에 국회 환노위 전체회의에서 여야 보수정당의 수정안이 민노당의 묵인 아래 통과되자 국회 앞에서는 분노한 노동자들이 전경버스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민주노총의 조준호 위원장은 집회를 마무리하면서 ‘쇠파이프 휘두르고 돌 던지는 투쟁 그만하자’고 목청을 높였다.
지난날 민주노총은 9.11야합을 보며 한국노총을 해체하라고 성명을 내놓았다. 복수노조금지조항을 3년간 유예하기로 한 것은 전체 노동자계급에 대한 배신행위이며 자본의 앞잡이 노릇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12.08에 벌어진 일은 무엇인가. 여야 보수정당이 내놓은 수정안에 대한 암묵적인 동의 과정은 무엇이라 말하겠는가. 자본과의 야합인가. 아니면 투항인가. 예전에 한국노총에 했던 그대로의 비판이 민주노총에도 적용된다.
민주노총은 자본가계급, 노무현정권과 열린우리당, 한나라당과 야합했으며 투항했던 것이다. 복수노조금지를 유예해주고 필수공익사업장을 확대하며 대체근로를 허용하고 해고조건을 완화하는 데 동의해 주었다. 그리고는 계급대중의 비판이 두려워 총파업을 ‘선언’하였다. 민주노총의 관료들은 이미 수명이 다한 조합주의다. 하지만 그 목숨이 끈질기기도 하다. 노동계급에 미래가 없고 혁명으로 전진하는 힘이 없으면 조직력이 떨어지고 그 틈을 찾아 조합주의가 기어 나온다.
민주노동당의 타락한 진보정치와 민주노총의 패배주의-조합주의자들에게 단호한 비판과 정치적 단절을 !!
우리는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의 타락한 ‘진보정치’행태를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비판을 머뭇거리고 봐주기를 지속한다면 계급적 민중운동 진영의 계급정치, 혁명의 정치 또한 점차 설자리가 없어질 것이다. 지금도 노무현과 열린 우리당이 노동자 민중의 희망을 송두리째 앗아가고 개혁과 진보가 쓰레기 취급당하고 있는 마당에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마저 그러도록 내버려 둔다면 좌파정치세력의 미래는 물론이거니와 노동자 민중의 미래도 없다. 우리는 전면적인 투쟁을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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