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인칼럼 <새만금>흔전만전 쭈꾸미도 안잡힌다

관리자 2006.12.11 19:31 조회 수 : 1112

갯벌매립 수산자원 고갈 국가적 재앙 초래할 것


장항갯벌, 새만금 사라지며 서해갯벌 심장부
일본 이사하야만 간척사업은 이사하야만의 바깥바다인 아리아케해 전역에 영향을 미쳐 어업 피해가 발생하였다. 동진강과 만경강의 하구갯벌인 새만금갯벌이 이미 사라졌고 이의 연장선상에 있는 장항갯벌마저 사라질 경우 수산업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 새만금간척사업의 축소판이라 부르는 이사하야만 간척사업과 비교․분석하여 두 차례에 걸쳐 알아본다.<부안21>

‘보물의 바다’ 아리아케해

일본 규슈의 서해안은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매우 복잡하다. 오오무라만이나 야츠시로해 등의 만이 있고 그 안쪽에  후쿠오카, 사가, 쿠마모토, 나가사키의 네 현에 둘러싸인 수역면적 1,700k㎡의 큰 만이 아리아케해이다.

아리아케해 전체 평균 수심은 20m이며 만 내부는 후쿠오카현과 사가현에 접하는 수심이 얕은 해역과 나가사키현의 이사하야만으로 구성되어 있다. 최대 조석간만의 차가 6m가 넘는 이사하야만에는 수심 5m 이하의 해역과 드넓은 갯벌이 펼쳐지고 있는데 갯벌 면적은 약 3,500ha로 단일 갯벌로는 일본 최대이다. 이는 새만금갯벌의 10분의 1, 장항갯벌의 3배 정도이다.


이러한 이사하야만 갯벌에는 짱뚱어를 비롯한 풍부한 어패류가 서식하였으며 많은 철새가 날아오는 ‘생태계 보고’였다. 이사하야만에서 자란 어패류는 아리아케해 전역에 퍼져 아리아케해는 어업인들로부터도 ‘보물의 바다’라고 불릴 정도의 어획고를 자랑하고 있었다.

아리아케해에서의 생물종의 다양성은 하나의 불가사의라고 표현할 정도였다. 아리아케해에서만 볼 수 있는 빨강기수우렁이 등 특산종만 23종 이상이 알려졌으며, 일본에서 초밥의 원료로 많이 쓰이는 ‘타이라기’라 불리는 조개, 바지락, 키조개 등의 조개류와 게나 새우 등의 갑각류, 기타 어류 등 어족자원이 매우 풍부하여 일본에서는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어업생산이 높은 바다였다. 이는 배후지의 평야지대를 곡류 사행하며 유입되는 감조구간이 긴 강들과 높은 조차에 의해 드러나는  갯벌이 잘 발달하였기 때문이었다.

조석, 조류의 변화로 빈산소층 발생

일본 농수성은 총사업비 2,460억엔을 들여 이사하야만 내부 3,550ha의 바다를 높이 7m, 길이 7.05km의 방조제로 막고, 그 안쪽에는 내부제방을 쌓아 올려 942ha(처음 1,759ha에서 축소 변경)의 농지를 조성하는 ‘국영이사하야만간척사업’을 1989년에 착공하여 1997년에 방조제를 완성하였다.

방조제가 뻗어나가며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홀쪽한 아리아케해에서는 조석의 주기가 길어 외해의 주기와 같아지기 위해 크게 공진한다. 이 때문에 간만의 차이가 5m 이상이 넘는 큰 조석이 발생하였다. 그러나 방조제 건설에 의해 조석의 주기가 바뀌어, 아리아케해 전체의 조석도 감소해 버렸다. 조석은 조수의 흐름에도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사하야만이 막히자 아리아케해의 조류도 유속이 느려졌다.


이사하야만 해수순환의 펌프 구실

즉 이사하야만은 반시계 방향으로 도는 아리아케해 해수 순환에 있어서 펌프와 같은 구실을 하였는데 이사하야만이 막히자 유속이 30% 이상 감소한 것이다. 약해진 조류는 다시 해수가 상층과 하층으로 나누어지는 ‘성층화’ 현상과 진펄이 침전되는 현상을 불러왔다.

이같은 현상은 현재 새만금 방조제 밖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과 같다. 위도 근해에서 예전에는 밀물이나 썰물의 한 방향만을 향해 그물을 놓았으나 지금은 유속이 느려져 자동으로 방향전환을 하는 ‘뺑뺑이 그물’을 놓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새만금 갯벌의 연장선상에 있는 장항갯벌마저 매립되어 사라진다면 서해 연근해의 조류의 흐름은 마지막 치명상을 입게 될 것이다.

저서생물 사멸하며 어획량 급감

빠른 조류가 해수를 위아래로 혼합하여 공기 중의 산소를 바다 밑바닥까지 전달한다. 그러나 조석과 조류가 약해져 해수가 성층화하며 공기 중의 산소가 해저까지 충분히 전달되지 않아 산소 농도가 적은 층이 해저에 발생하였다.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이러한 빈산소층의 발생은 예전의 아리아케해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현상이었다. 이로 인해 저서생물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또한 예전에 나타나지 않던 적조가 빈발하였으며 그 기간도 길어져 어패류가 집단 폐사했다.


개체수가 증가한 몇몇 이매패류도 있었는데 이는 빈산소에 강한 종으로 빈산소화로 인해 다른 동물이 멸족한 후에 일시적으로 재빨리 증가하는 현상을 보이며 이러한 2매패류 조개의 격증은 갯벌의 악화를 반영할 뿐이라고 아리아케해의 변화를 연구하고 있는 일본의 학자들은 말하고 있다.

저서생물의 사멸은 먹이사슬관계에 의해 연쇄 반응을 일으켜 해면어업의 급속한 축소를 불러왔다. 방조제를 막기 직전에 연간 8~9만톤에 이르던 어업 생산량이 방조제 끝물막이 공사가 끝나던 1997년에는 2만 3,000여톤으로 3분의 1로 급감했으며 2000년에는 1만 톤에도 미치지 못하여 예전의 10분의 1 규모로 줄었다. 약 8만 8천 톤인 어패류의 연평균 어획량도 약 2만 5천 톤으로 줄어들어 심각한 흉어가 계속되고 있다.

흔전만전 쭈꾸미도 안잡힌다

현재 새만금방조제 밖에서도 이와 비슷한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 작년 9월 부안군은 백합 양식 종패지원 명목으로 총 사업비 1억 2천만 원 가운데 절반인 6천만 원을 지원하여 위도와 변산면 연안 갯벌에 종패를 뿌렸다. 이들이 방조제에 인접한 해역에서부터 폐사하기 시작한 것이다. 흔전만전하던 쭈꾸미마저 잡히지 않아 어민들은 일손을 놓았다.

어업생산량도 아리아케해에서와 비슷한 비율로 줄어들었다. 해양수산부의 자료에 따르면 전라북도의 어업생산량은 방조제 공사 직전인 1990에 15만 234톤이던 것이 끝물막이 공사(2006년 4월) 직전인 2005년도에는 5만 6,558톤으로 거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방조제 공사가 완성된 후 더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이처럼 새만금갯벌이 죽은 상태에서 서해 연안의 중간 지점에 있는 장항갯벌은 이제 서해갯벌의 심장부로 남아있다. 이마저 사라진다면 서해 연안생태계는 허리가 완전히 잘려나가며 수산자원이 고갈되는 국가적 재앙으로 다가올 것이다.



-부안21(buan21.com)
-허정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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